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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편 특허권/제3장 특허권의 침해

제2절 침해의 유형-제8관 복수의 주체에 의한 특허침해

by 특허법 강사 홍기석 2025. 10. 6.

 문제의 소재

대부분의 특허청구범위는 복수의 기술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는바, 특허침해는 침해자가 특허청구범위의 모든 구성요소를 사용하는 경우에만 성립하고, 그 중 일부만을 실시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다(구성요소완비의 원칙). 다만, 이에 대한 명문의 예외로 간접침해(127)가 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만약 복수인이 공동으로 침해의 결과를 낳는 경우 법률관계가 문제된다.

보충 예컨대 , ,  A+B+C로 구성된 물건의 특허를 침해책임을 피하기 위해 공모하여 은 부품 A, 은 부품 B, 은 부품 C를 제조하고, 丙이 이를 결합하여 완성품을 제조하는 경우와 같이[각주:1] 복수인이 사회통념상 ‘침해주체로서 유기적 일체’로서 파악되는 경우에까지 각자가 ‘발명의 일부’만을 시행하였음을 이유로 침해의 성립이 부정되는지가 문제된다. 또한 근래에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복수의 주체가 네트워크에 참여하여 각자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서버를 제공하는 것이 손쉬워졌고, 온라인상에서 그와 같은 인프라를 이용하는 발명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바, 인터넷 상에서의 영업방법 발명이 A-B-C 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이 그 중 A 단계,  B 단계,  C 단계를 분담하여 실시하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때 구성요소완비의 원칙을 고수하여 단일한 침해자가 발명의 구성 전부를 실시하지 않는 한 특허침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특허의 우회적인 침해가 너무나도 쉬워지기 때문에 이와 같이 복수 주체가 특허침해에 관여하는 경우, ‘공동 직접침해’를 인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간접침해로 구성하는 방안

간접침해의 성립에는 직접침해와 마찬가지로 고의·과실이 요구되지 않고, 금지청구권(126)의 대상이 되며, 민사상 불법행위 요건을 갖추면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 특히 그 중에서도 금지청구권의 행사를 통하여 직접침해의 성립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간접침해 규정의 가장 큰 현실적 의미라 할 것이다. 다만, 복수주체에 대한 간접침해는 우리나라 특허법상 간접침해가 성립하기 위해 요구되는 전용성 및 공용성 요건의 충족이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복수주체 각각에 대해 특허권의 간접침해책임을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일방당사자의 직접침해로 구성하는 방안

1. 지배·관리형

복수 주체가 단일한 특허발명의 일부 구성요소를 분담하여 실시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복수 주체 중 어느 한 단일 주체가 다른 주체의 실시를 지배, 관리하고 그 다른 주체의 실시로 인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얻는 경우에는 다른 주체의 실시를 지배, 관리하면서 영업상의 이익을 얻는 어느 한 단일 주체가 단독으로 특허침해를 한 것으로 본다.[각주:2]

2. 간접정범형[각주:3]

(1) 타인을 도구로 이용하는 경우

예컨대 이 복수의 공정으로 이루어진 발명 가운데 마지막 공정을 의도적으로 생략한 채 이를 의 그와 같은 의도를 모르는 구매자인 로 하여금 실시하게 하는 것처럼, 자신은 형식적으로 발명의 구성요소 전부를 실시하지 않아 침해의 책임을 벗어나면서 발명의 나머지 구성은 다른 사람을 마치 도구처럼 이용하여 실시함으로써 사실상으로 발명 전부를 실시하는 효과를 노리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는 마치 형법상의 간접정범과 유사한 행위태양으로서, 규범적으로는 타인을 도구처럼 이용한 자를 침해의 완전한 주체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며 이 경우 에 대하여 금지청구권 및 손해배상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다.

(2) ‘업으로써실시하지 않는 자를 이용하는 경우

특허법 제94조 제1항에 의하면 업으로써타인의 특허를 실시하는 경우에만 특허침해를 구성하는바, 특허 구성의 일부를 업으로써실시하지 않아 침해를 구성하지 않는 자로 하여금 수행하게 하여 발명의 실시를 완료하는 경우가 있다. 위와 같이 특허발명의 실시에 업으로써 이를 시행하지 않는 자가 포함되더라도 나머지 실시자들이 그와 같은 사정을 잘 알면서 이를 이용하여 특허발명을 실시하고 있다면 나머지 실시자들은 비록 특허의 구성요소 일부를 직접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로서 침해의 주체로 평가함이 상당하다.

 공동직접침해를 인정할 수 있는지

1. 문제의 소재

특히 방법특허에서 복수의 주체가 침해에 관여한 경우 침해의 성립성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물건발명을 둘러싸고는 그러한 일은 발생하기 어려운데, 왜냐하면 예컨대 A+B+C의 구성으로 이루어진 물건발명을 , , 이 각 A, B, C 구성을 분담하여 제조한다면 i) 각 구성을 최종적으로 결합하는 단계에서 생산이라는 형태의 실시가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구성을 최종결합한 자만이 침해자로 되거나, ii) , , 이 공모 공동으로 인하여 각자 침해의 주체로 인정되거나, iii) 구성 부품 A, B, C 가운데 전용물이 있다면 이를 제공하는 자가 간접침해자로 되는 것 가운데 어느 하나일 것이기 때문이다.

2. 견해의 대립[각주:4]

(1) 객관적 공동설

일반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한 통설적 견해를 유추하여 복수의 행위자들이 각 시행하는 침해의 구성요소가 객관적 관련공동성을 가지고 있으면 전체로서 침해를 구성하는데 문제가 없고, 침해자들 사이에 주관적인 의사공동 등은 필요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2) 주관적 공동설

공동직접침해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공동침해행위에 객관적 공동성만이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적어도 침해자 사이에 주관적 공동실행이라는 의사와 객관적 공동실행의 사실이 존재하는 등 형법상 공동정범에 유사한 결합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3) 부정설

구성요소완비의 원칙을 강조하여 원칙적으로 단일 침해자가 전 구성요소를 실시하지 않는 이상 침해는 성립하지 않으며, 적어도 복수 주체 중 일부가 나머지 주체들을 계약관계 등을 통하여 주도적으로 지시 혹은 통제하는 지위에 있어야 침해가 성립한다고 본다.

3. 판례의 태도[각주:5]

[구성요소 완비의 원칙] 특허발명의 청구항을 복수의 구성요소로 구성한 경우에는 그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체로서의 기술사상을 보호하는 것이지 각 구성요소를 독립하여 보호하는 것은 아니어서,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발명이 특허발명의 청구항에 기재된 필수적 구성요소들 중 일부만을 갖추고 있고 나머지 구성요소가 없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에 대비되는 발명은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으므로, 원칙적으로 단일 주체가 모든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전체로서의 특허발명을 실시하여야 그 특허발명에 관한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 되고, 단일 주체가 필수적 구성요소들 중 일부만을 갖추고 나머지 구성요소를 갖추지 아니한 경우에는 다른 주체가 결여된 나머지 구성요소를 갖춘 경우라고 하더라도 양 주체 모두의 행위가 당해 특허발명에 대한 침해로 인정되지 아니한다.

[공동직접침해] 그러나 복수의 주체가 단일한 특허발명의 일부 구성요소를 각각 분담하여 실시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복수의 주체가 각각 다른 주체의 실시행위를 인식하고 이를 이용할 의사, 즉 서로 다른 주체의 실시행위를 이용하여 공동으로 특허발명을 실시할 의사를 가지고, 전체 구성요소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함께 또는 서로 나누어서 유기적인 관계에서 특허발명의 전체 구성요소를 실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이들 복수 주체를 전체적으로 하나의 주체로 보아 복수 주체가 실시한 구성요소 전부를 기준으로 당해 특허발명을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지배관리이론] 복수 주체 중 어느 한 단일 주체가 다른 주체의 실시를 지배관리하고 그 다른 주체의 실시로 인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얻는 경우에는 다른 주체의 실시를 지배관리하면서 영업상 이익을 얻는 어느 한 단일 주체가 단독으로 특허침해를 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4. 검토

생각건대 부정설은 특허권자의 보호에 너무 미흡하므로 따를 수 없다. 그리고 객관적 공동설에 의하면 현재 간접침해를 인정하지도 않는 행위를 직접침해로 인정하게 되어 권리자를 과도하게 보호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특히 범용품이나 범용 방법이 사용된 경우까지 침해성립을 가능하게 하여 전용품에 한하여 간접침해를 인정하는 법의 취지를 몰각시키게 된다. 따라서 주관적 공동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1. 외형상으로는 丙만이 A+B+C의 물품을 조립, 완성하는 것으로 ‘생산’이라는 실시형태의 침해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본문으로]
  2. 우리나라에서는 도구이론과 같은 간접정범형과 유사한 형태의 경우에는 침해주체로 보고 있으나, 지배⋅관리론과 도구이론을 나누어 파악하는 견해는 찾아 볼 수 없다. 전수정⋅전성태, 특허권 공동침해법리에 관한 소고, 정보법학 제20권 제3호 (2017), 52면 [본문으로]
  3. 조영선, 특허법 3.0, 박영사, 549면 [본문으로]
  4. 조영선, 특허법 3.0, 박영사, 549면 [본문으로]
  5. 특허법원 2019. 2. 19. 선고 2018나1220, 2018나1237(병합) 판결 [본문으로]